『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와 『타이포그라픽 디자인』의 문장들

다음 구절들은 참고 문헌에 있는 요스트 호훌리(Jost Hochuli)가 쓰고 워크룸의 김형진이 옮긴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2015)』와 얀 치홀트(Jan Tschichold)가 쓰고 안상수가 옮긴 『타이포그라픽 디자인(2007)』에서 인용한 문장들이다. 실전에서 아주 유용한 문장들이기에 수업시간에 개인별로 순번을 정하여 매주 2,3 구절씩 발표한다.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는 책은 수업시간에 비치할 것이니, 자신에게 주어진 부분은 미리 그 뜻을 이해하고 해당 도판을 촬영하여 참고한다. A4 한두 장에 해당 구절을 설명하는 내용을 디자인하고 수업시작전 과사무실에서 필요한 인원수—34—만큼 복사하여 배부한다. 이후 수업이 지루해진 틈을 타 학생들 앞에서 재미있게 설명하자. 설명을 위해 자신만의 실험과 ‘도판’을 준비해야 한다. 자신이 실험을 통해 느낀 점들을 조리있게 적어보자.

글자

#1 본문에 사용되는 글자의 형태에 현격한 변화를 가져오는 건 바람직해 보이지 않다. 스탠리 모리슨의 말을 빌려 말해보자면 그것들은 ‘너무 “색다르”거나 아주 “쾌활”하면 안 된다’(호훌리 12).

#2 푸투라가 성공한 이유는 ‘한편으로 명백히 “비개성적” 형태를 요구하던 시대정신에 적절히 응답하면서도 동시에 친숙한 글자 형태로부터 지나치게 멀리 이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몇몇 글자들은 완전히 기하학적으로 구축한 다른 버전이 있긴 했지만 실제로 출시되지는 못했다)’(호훌리 14).

#3 대문자의 높이는 소문자의 어센더에 비해 조금 낮게 조절되어야 한다(호훌리 17).

#4 글자의 형식적 질을 판단하는 데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측정 도구가 아니라 건강한 인간의 눈이다(호훌리 18).

#5 원과 삼각형은 같은 높이를 지닌 사각형에 비해 작아보인다(호훌리 18). »허준

#6 시각적으로 위아래 면적을 같게 보이도록하려면 수학적 중앙이 아닌 그보다 약간 위 지점을 기준으로 선을 그어줘야 한다. 이를 시각적 중앙(optical center)이라 부른다(호훌리 18). »김기식

#7 같은 두께를 지닌 가로선을 세로선에 비해 약간 얇게 조정해야 두 선의 두께가 동일해 보이게 된다. 이 원칙은 직선뿐 아니라 곡선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즉 곡선에서 가장 두꺼운 가로 부분은 동일한 두께의 세로 부분에 비해 더 두꺼워 보인다. 시각적으로는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대각선이 같은 두께의 세로선에 비해 두꺼워 보이고 반대로 왼쪽으로 기울어진 대각선은 더 얇아 보인다. 또한 같은 길이를 지닌 세로선이라 해도 그것과 만나는 가로선에 따라 두께가 달라 보일 수 있다. 즉, 가로선과 만나는 지점이 많을수록 세로선은 좀 더 얇아 보인다(호훌리 19-20). »김가람

#8 곡선이 직선 혹은 다른 곡선과 만나는 지점, 혹은 두 개의 대각선이 만나는 지점에서는 시각적 뭉침 현상이 일어난다(호훌리 20). »홍동화

#9 어쩔 수 없이 특정 글꼴을 강제로 ‘이탤릭체화’할 필요가 있다면, 그 기울기는 10도를 넘으면 안 된다(호훌리 25). »소은영

낱말

#10 어떤 글이 읽기 힘들다고 했을 때 그건 글자사이 공간이 적절치 않아서일 경우가 많다(호훌리 27). »홍혜진

#11 인쇄된 면은 일정하면서도 동시에 지루하지 않은 회색도를 유지해야 한다. 낱말과 글줄로 떼어 놓고 보더라도 각각 일정한 회색도를 지녀야 함은 물론이다(호훌리 27). »임서희

#12 글자사이 공간이 잘못 조정되면, 즉 너무 넓거나 좁거나 혹은 불규칙하면 그것들이 모여 이루는 낱말과 글줄, 나아가 인쇄 면 전체가 고르지 않고 얼룩덜룩해 보일 것은 당연하다(호훌리 27-28). »박태환

#13 글자사이 공간이 ‘제대로’ 조절되었는지의 여부는 타이포그래퍼들 사이에서도 논란의 대상이다(호훌리 31). »고수연

#14 글자사이 공간이 물리적으로 제각각이더라도 시각적으로는 아주 고르게 보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여기서 중요한 건 공간의 크기가 산술적으로 동일하냐, 아니냐가 아니다(호훌리 32-33). »곽지원

#15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글자들은 절대 서로 붙어서는 안 된다. 글자를 서로 붙게 만드느니 차라리 글자 사이에 작은 ‘구멍’ 생기게 놔두는 편이 낫다. 그렇지만 역시 이런 원칙에도 예외는 있기 마련이다. 결국 모든 결정에는 상식과 함께 반복된 경험으로 훈련된 눈이 필요하다(호훌리 36). »김지희

글줄

#16 ‘독자들은 어중간한 글줄 너비를 선호한다. 독자들은 상대적으로 넓거나 좁은 글줄을 좋아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인쇄술은 평균적 독자들이 지닌 글줄 너비에 대한 감각에 적응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호훌리 39). »문경아

#17 낱말사이 공간에 적용되는 규칙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필요한 만큼 최대로, 가능한 만큼 최소로. 대략 글자 폭의 ¼ 정도의 공간을 주면 각 낱말들을 구분해 주면서도 과도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호훌리 40). »박세라

#18 양끝맞추기가 적절하게 적용된 조판 면은 항상 단정하고 중성적 인상을 준다(호훌리 40). »박희영

#19 글줄에 포함된 글자 수가 50개 정도 혹은 그보다 더 적을 경우 낱말사이 공간을 고르게 유지하는 건 쉬운 과제가 아니다. 낱말사이 공간이 고르지 못하거나 심한 경우 그 사이에 큰 ‘구멍’이 생길 수도 있다. 이를 피하려면 왼끝맞추기 방식을 택하는 게 낫다(호훌리 42). »손서연

#20 왼끝맞추기를 완벽하게 해내는 건 정말 필요한 일이지만 지극히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다. 그런 사례를 보는 것도 드문 일이다(호훌리 42). »송윤진

#21 : ; ? ! ‘ 등의 기호와 그 앞 낱말의 마지막 글자 사이엔 명확히 인지될 만큼의 공백을 삽입해줘야 한다. 괄호나 인용 부호, 위첨자, 별표 등과 그 앞뒤로 오는 글자 사이에도 분명히 구분될 만큼의 공간을 줘야만 한다(호훌리 43-44). »안지효

#22 줄표는 하이픈과 구분해 사용해줘야 한다. 줄표는 다시 해당 글꼴의 대문자 M의 너비 정도는 전각 줄표(em dash)와 정확하진 않지만 얼추 그 절반 정도 크기에 해당하는 반각 줄표(en dash)로 나뉜다. 줄표가 있어야 할 곳에 무턱대로 하이픈을 사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호훌리 44). »양예지

#23 본문 중 특정한 낱말이나 문구를 강조하는 가장 고전적 방식은 이탤릭체를 사용하는 것이다(호훌리 53). »여민정(2개)

#24 다른 종류의 강조 방식도 있다. 예컨대 전체 대문자, 조금 굵은 혹은 굵은 글자, 밑줄 특정 글자만 키우기, 다른 종류의 글꼴 사용하기, 글자 색 바꿔주기 등 말이다(호훌리 53). »여민정(이것도)

글줄사이 공간, 단

#25 글줄사이 공간은 디자이너들이 전체적인 회색도를 조절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기도 하다(호훌리 57). »오유덕

#26 양끝맞춤된 문단에는 ‘시각적 여백 정렬(optical margin alignment)’ 작업이 필요하다(호훌리 57). »이아현

#27 여러 줄에 걸쳐 낱말사이 공간이 줄지어 맞아 떨어질 때 수직 방향으로 하얀 ‘강줄기’ 현상이 나타난다(호훌리 57). »이임하

#28 문단을 구분하기 위해 두 문단 사이에 한 줄을 삽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너무 많은 공간이 낭비되기도 하고, 페이지 맨 아래 부분에서 종종 문제가 발생한다. 모든 경우에서 들여자기는 새로운 문단을 알려주는 가장 확실한 표식이다(호훌리 59). »임민희

『타이포그라픽 디자인』의 문장들

#29 여러 가지 산세리프 활자들을 섞어 쓰지 말라(치홀트 43). »임유진

#30 작업할 때 글자 사이를 ‘전각’보다 더 넓게 띄우는 것은 피해야 한다(치홀트 45). »임지현

#31 양끝맞추기(justified)의 경우 5낱말 이내의 글줄은 물리적으로 사이띄기를 제대로 해 낼 수가 없다. 또한 낱말 10개 이상의 긴 글줄은 읽기 힘들다. 이것은 무슨 일을 하든 꼭 새겨 두어야 할 기본 규칙이다(치홀트 54). »임효진

#32 낱말의 강조를 위해 글줄에 사용된 활자 크기를 크거나 작게 처리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치홀트 55). »조정택

#33 두 줄 짜리 제목에서 글줄 길이가 같은 경우라면, 낱말 사이를 약간 조정하여 글줄의 전체 길이를 달리하는 것이 좋다. 글줄 길이가 같으면 볼품이 없으니, 억지로 글줄 길이를 맞출 필요는 없다(치홀트 57). »조희진

#34 들여짜기는 기술적으로나 미학적으로 글마디를 구분하는 데 가장 훌륭하고 단순한 방법이다. 따라서 들여짜기를 하는 것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일이다. 보통 들여짤 때에는 보통 전각 하나 정도의 너비를 준다(치홀트 60). »최인화

#35 활자 두께를 두 가지로 하고, 활자 크기를 세 가지 정도로 쓴다면 타이포그라퍼는 같은 일에 여섯 가지 형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여섯 가지를 한계로 해야 하며, 이 여섯 가지조차도 다 쓰는 것은 그리 권할 만한 일이 못 된다(치홀트 64). »김수영

#36 타이포그라피는, 첫째 글을 읽기 쉽게 배열하는 것을 말한다(치홀트 70). »

#37 타이포그라픽 디자인이 갖는 가장 강력한 효과는 디자인 속에서 대비가 가장 확연할 때 나타난다(치홀트 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