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에서 키보드 활용하기

‹ 키보드 ›

일반적인 코딩 강의나 자료에서 언급하지 않는 두 가지 기본기가 있는데, 첫째는 코딩을 이해하기 위한 아주 기초적인 ‘영어 능력’이고 두번째는 ‘키보드를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이다. 이 중에서 오늘날 코딩에 사용되는 기초적인 영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특히 대학에서는 찾기 어렵다. 따라서 좀 더 코딩을 쉽고 편하게 하기 위해서는 후자가 필요하다. 처음 회사에 입사해서 개발팀장이 몇몇 개발자들을 모아놓고 실시간으로 원포인트 레슨을 진행하는 것을 잠시 지켜본 후 가지게 된 생각이다. 화면에서 선택된 코드블럭이 반짝이면서 날아다니는 광경은 충격적이었고 그는 단 한번도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았다.

키보드는 마우스에 비해 그 역사가 훨씬 오래되었다. 이미 19세기 후반에 ‘라이노타입(Linotype)’에서 기계조판에 대한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기 시작한 이래로 키보드는 아직까지도 필수적인 입력인터페이스로 자리잡고 있다. 태블릿이 노트북의 자리를 잠식하지 못하는 이유와 스마트폰의 텍스트 입력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적어도 향후 수십년 간 키보드는 1순위가 아니더라도 입력장치로서의 자리를 잃지는 않을 것이다. 코딩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그에 반해 마우스의 신병은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가끔씩 멀티터치를 사용해서 귀신같이 작업을 수행하는 어린 학생들을 보면 마우스라는 것이 어찌보면 PDA와 같은 20세기의 유산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마우스로 드래그해서 원하는 영역을 선택하는 ‘블럭 선택’이라고 불리는 행위는 텍스트를 다루는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극도로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와 관련한 간단한 비법이 있는데, 더블 클릭을 하면 단어가 선택이 되고, 트리플 클릭을 하면 문장이 선택된다. 이것은 우연이든 아니든 살다보면 체득하게 되는 시간이 가져다 주는 선물이다. 표를 복붙해야하는데 표가 통째로 복붙이 안되는 경우에 이 기술을 알게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런 자잘한 시간을 줄여주는 기술들은 반복을 1000번쯤 해야하는 상황을 종종 맞닥뜨리는 경우, 즉 생활의 달인이 되어야 하는 상황에서야 자조적으로 습득된다.

‹ 블럭선택 ›

텍스트 작업에서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은 무척 번거로운 일이다. 앞서 말했듯 여기서의 텍스트 작업이란 반복이 필요한 달인급 텍스트 작업을 말한다. 비결은 왼쪽 쉬프트키와 평소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Home키’, ‘End키’에 달렸다. ‘Home키’, ‘End키’는 일단 접어두고 왼쪽 쉬프트키가 먼저다. 텍스트를 ‘단어’ 혹은 ‘행’단위로 선택하기 위해 왼쪽 쉬프트키를 사용하자. 왼쪽 쉬프트키를 누른 상태에서 키보드의 화살표 키를 반복해서 누름으로써 블럭 선택이 가능하다. 좌우 화살표키는 한 글자씩, 위아래 화살표키는 한 행씩 선택을 중첩해나간다.

코딩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블럭선택은 ‘행’선택이다. 이 한 줄을 통채로 신속하게 복사하거나 잘라서 다른 줄에 가져다 붙여야하는 상황이 너무나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래서 키보드의 화살표키 그룹 상단에 ‘Home키’와 ‘End키’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 두 개의 키는 키보드의 완벽하게 아름다운 직사각형 레이아웃을 완성하기위해 욱여넣은 존재들이 아니다. 텍스트 이 곳 저 곳을 아주 빠르게 점프하기위해 바로 화살표 위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홈키는 행의 시작으로, 엔드키는 행의 끝으로 이동한다. 따라서 홈키를 눌러 행의 시작으로 이동한 뒤, 쉬프트키와 엔드키를 함께 누르면 행 전체를 신속하게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엔드키를 눌러 행의 끝으로 가서 쉬프트키와 홈키를 동시에 눌러도 된다. 이 행 선택의 동작과 잘라내기, 붙여넣기를 연속기 3단콤보로 빠르게 구사하는 수준이 되면 화면이 반짝이기 시작한다. 이 명멸하는 코딩의 무림에 한 줄기 새싹이 되어보자.

홈키와 엔드키는 노트북에는 없다. 그것은 단순 지식이다. 중요한 것은 ‘행을 선택하는 어떤 특별한 키조합’을 여러분의 OS와 노트북 기종에 맞추어 알고자 하는 의지다. 대부분의 노트북에서 ‘fn’키와 방향키를 조합하면 행의 시작 혹은 끝으로 이동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