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네모의 꿈」전시에서 이어지는 작업들을 선보인다. 구조의 시각화라는 방향성은 일정하며 관람객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좀 더 쓰임새있는 작품들을 만들어보자라는 계획에서 출발하였다. 요즘 가정에서의 소소하지만 필요한 쓰임새에 주목하였다.
‘도대체 무엇이 오늘날의 가정을 이토록 색다르고 매력있게 만드는가’라는 리처드 해밀튼의 콜라주에서 영감을 얻었고, 저녁에 친구들끼리 웃고 떠들며 이런 거 어때? 재미있지 않아?라며 민중예술을 추구하는 스튜어트 홀의 문화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앨런 케이가 만든 객체지향 언어인 ‘smalltalk’는 언어이자 동시에 OS였고 GUI였다. 이반 서덜랜드가 만든 최초의 그래픽 인터페이스인 ‘sketchpad’도 2D이면서도 동시에 3D였다. 구분은 편리하지만 종종 한계로 작용한다. 시각디자이너가 입체를 만드는 것을 궁금히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주위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수업에서 최소한 한두 명은 고양이를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시시콜콜한 카톡을 나누는 친한 친구 2명이 모두 고양이를 키운다.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해서 고양이가 높이 올라갈 수 있는 4층 규모의 캣타워를 제작하였다. 가구들이 전체적으로 사각형이라는 조형성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 반면 캣타워는 그렇지 않다.
적절히 짧은 벤치는 집에서 쓰임새가 많다. 어린아이들 여럿이 함께 앉는다거나 천장에 간단한 작업이 필요할 때 요긴하다. 동시에 무거운 하중을 견뎌내야 한다는 제한 사항이 발생한다. 제한사항과 이상적인 조형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고민이 시작된다. 쓰임새가 그대로 짜임새로 드러나면 특색없는 결과물이 나오게 마련이기 때문에 약간의 ‘twist’가 필요하다.
냉장고 또는 가구들의 배치가 공간에 치밀하게 맞는 경우가 드물다. 그래서 20cm내외의 틈새는 쉽게 발생한다. 이 공간을 활용하는 ‘틈새장’은 트롤리처럼 바퀴가 달려있어 쉽게 꺼내고 넣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생수를 보관할 수 있도록 페트의 폭에 맞추어 틈새장을 만들었다.
화려한 썸네일들이 수놓는 넷플릭스의 인터페이스는 간결하다. 콘텐츠가 다양할수록 플랫폼은 단순해야한다.
지난 전시에서 책장을 와인랙으로 쓰면 좋겠다는 말이 재미있었다. 조형적 특성이 쓰임새를 유도하는 경우다. 혼자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와인랙과 선반으로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이 작은 선반엔 두 개의 타일 상판이 있다. 이번 전시에 추가된 재질이다. 평이 완벽하게 잡힌 판재는 생각보다 구하기가 어렵다. 나무의 경우 온도와 습도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가공이 어려우며 스틸은 무겁고 주문하지 않으면 가공이 불가능하다. 유리는 평평하고 가공도 쉽지만 파손 시 위험하다. 이러한 대부분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재질이 바로 세라믹이다. 무겁다는 것만 제외하면 무척 저렴한 가격에 완벽하게 평이 잡힌 방수재질을 구할 수 있다. 디테일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가공도 편리하다.
오랫동안 집에서 담당하고 있는 일이 쓰레기 재활용이다. 최근에는 쓰레기통이 아니라 봉투걸이로 된 것을 쓰고 있는데 대부분 철제프레임이 부실한 탓에 튼튼한 것이 필요했다. 흔한 것이지만 마음에 드는 것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렇게 계획했던 두 번의 전시를 마칩니다. 멀리서도 볼 수 있도록 아래 슬라이드 쇼를 마련하였으니 둘러보시고 모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jazzwine@naver.com
이 연구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내 일반과제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This study was financially supported by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